2007년 10월 26일
프롤로그
프롤로그
시골까지는 아니지만 크게 발전된 도시는 아니었던 수도권의 어느 위성도시,
최근 정부의 신도시 개발 방침에 힘입어 여기저기 둔탁한 아파트 공사소리를 내기 시작했던
어느 초 가을날의 일..
주말을 앞둔 지구대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풍경이었다. 무슨 좋은 일이 있었는지 술에 거나하게 취해 의자에 뻗어 큰 소리로 떠들어대는 중년의 아저씨, 중간시험 끝났다고 호프집에서 가볍게 한잔 하다가 운 나쁘게도 걸려 툴툴거리고 있는 고등학생들, 웃으며 술잔을 기울이다 사소한 다툼이 결국 주먹 다툼으로 발전해 법정 다툼까지 갈 것 같은 두 친구, 이렇게 시끌시끌한 지구대의 밤이 깊어갈 무렵 지구대 유리문 저 멀리에서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. 이윽고 다가온 그림자는 유리문을 세게 걷어차고 지구대로 들어섰다. 그러더니 그 그림자는 대뜸
“헉헉.. 하아.. 아저씨 내가 이 새끼 잡았어요.. 그 변태자식 내가 잡았다니까!!!”
라며 연신 소리를 질러대며 절규해댔다.
지구대로 들어선 그림자의 정체는 한 청년과 그에 손에 이끌려 질질 끌려오는 한 중년의 남성 이였다. 청년의 머리에선 피가 흐르고 티셔츠는 여기저기 찢겨져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. 중년 남성은 언뜻 보면 멀쩡한 듯 했으나 얼굴에 심한 멍이 든 채 기절해 있었다. 평생에 한번 보기도 힘든 이 광경에 순간 시끄러웠던 지구대는 시간이 정지된 듯 정적만이 흘렀다.
청년의 눈에선 끊임없이 피가 섞인 피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고 알 수 없는 미소를 띠며
눈물과 웃음이 뒤범벅된 채 그대로 쓰러져 버렸다.
지구대의 경찰도, 친구들도, 고등학생.. 어느 누구도 할 말을 잃은 채 10초가 지나자
한 여고생의 비명에 의해 10년 같았던 정적이 끝나버렸다.
# by | 2007/10/26 03:36 | 이야기 - 미정 | 트랙백 | 덧글(3)



